오래도록 생각날 사람 - 故 배우 변희봉.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에는 꼭 좋은 조연배우들이 있다. 나는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편인데 배우 '변희봉'님은 이름이 흔치 않아 한 번 듣고 잊어버리지 않은 이름이다. 연기를 하는 것인지 다큐를 찍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편안한 연기 내공을 보인 배우이기도 하다.

09월 18일 배우 변희봉 님은 81세 나이로 고인이 되셨다. 사망 원인은 췌장암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그의 연기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크다. 영화 '괴물'에서 큰 아들 송강호를 구박하면서도 챙겨주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괴물에게 총을 쏘았지만 총알이 없어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아들 송강호에게 어서 도망가라며 손을 휘젓던 모습도 잊을 수가 없다.

 

MBC 성우도 연예계에 데뷔한 뒤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였는데 당시만 해도 인기를 끌 정도로 유명인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무명시절이 길었던 그였다. 심마니만 삼삼을 알아보듯이 명장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은 배우 변희봉 님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에게 영화를 제의했다고 한다.

이후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초 대박을 터트리고 이어지는 명작들에 변희봉 님은 연이어 출연하게 된다. 그렇게 75세 나이에 칸 영화제의 레드 카펫까지 밟게 되는 인생을 살게 된다. 좀 더 그의 연기를 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인간미 가득한 단둘만의 비밀을 지켜줄 것 옆집 할아버지 같았던 배우 '변희봉'님 먼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좋은 연기 고마웠습니다.".